괴수 영화 소개 시리즈에서 드디어 한국 영화가 나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괴수물이 인기 장르는 아니라서 작품수가 그렇게 많진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괴수 영화 역사가 짧을 것이라는 편견이 있지만 무려 50여 년 전인 1967년 작품입니다. 감독은 김기덕, 배우는 오영일, 이순재, 남정임이 출현했습니다. 이순재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그 배우가 맞습니다. 대괴수 용가리에서 젊은 시절의 이순재 배우님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각설하고 이제 대괴수 용가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줄거리
중앙아시아 사막지역의 핵실험으로 깨어난 용가리가 한국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지하를 뚫고 마침내 서울 인왕산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가리는 건물과 문화 시설을 닥치는 대로 파괴하기 시작합니다. 서울은 대혼란과 공포에 빠집니다. 어마어마한 용가리의 파워는 그냥 지나가기만 했을 뿐인데도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립니다. 그리고 입에서 나오는 불과 뿔에서 발사되는 레이저 광선은 전투기의 공격을 무력화시킵니다. 용가리를 잡기 위해 군대와 과학자들이 대책을 강구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젊은 과학자 일우(오영일)와 그의 애인 순아(남정임), 우주비행사(이순재가)의 활약으로 결국 용가리를 쓰러뜨리게 됩니다.
아쉽지만 성공적인 도전
영화에서 서울의 건물과 지형지물 미니어처는 상당히 정교하게 재현됐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는 우리 순수 기술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애니메이션, 특촬물 전문 회사인 토에이의 기술자들을 초빙해 제작을 했습니다. 일본은 이미 10여 년 전에 고지라를 시작으로 괴수 영화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노하우가 있었습니다. 그때까지 우린 괴수물을 촬영할 기술이 없었고 자연스레 이웃 나라인 일본 제작사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 내 전투기나 군사 장비들은 자위대 것으로 보이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비록 100% 우리 기술은 아니었지만 당시엔 보기 드문 공상과학, 괴수물이었고 파격적인 제작비(3천만 원)를 들인 블럭버스터 영화였기 때문에 흥행에도 성공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 영화사에 큰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여담
개봉 당시 흥행을 하고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아 용가리를 주제로 한 만화가 많이 연재됐습니다. 후에 대괴수 용가리의 필름은 완전히 소실된 줄 알았지만 국내상영용 복사본이 발견되어 지금은 한국영상 자료원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TV에서는 2011년, EBS에서 방영되기도 했습니다. 1999년 심형래 감독이 제작한 영화 용가리가 개봉했는데 김기덕 감독의 대괴수 용가리와 줄거리, 용가리의 생김새가 달라 리메이크판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먼 이름만 따온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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